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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박일 별세, 전성기 시절 재조명
성우 박일 별세, 전성기 시절 재조명
  • 김남수 기자
  • 승인 2019.08.01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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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사진=SBS
박일/사진=SBS

성우 박일이 향년 69세를 일기로 영면하며 그가 하루 외화 7편씩 녹음하며 바쁘게 지내던 전성기 시절과 이혼 후의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인은 앞서 SBS 교양 프로그램 '좋은 아침'에 출연해 홀로 4남매를 키우며 20년간 주부로 지내야 했던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박일은 "이혼 후 4남매를 키우며 홀로 엄마 역할을 해야했다"며 "아버지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엄마만큼 잘할 수는 없었다"고 고백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박일은 20대와 30대 초반 두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년 넘게 홀로 4남매를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일은 막내아들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일은 "4남매의 도시락을 싸는 일은 힘들지 않았다"며 "그냥 싸면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967년 데뷔 이래로 50년 이상 활동을 해온 그는 지난 달까지도 언론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 '토이스토리'의 버즈 역을 꼽으며 월트디즈니에서 수여한 감사패를 선보이기도 했던 고인은 인터뷰에서 '주말의 명화', '토요 명화' 시절에는 한국어 더빙이 당연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루에 외화 7편씩 녹음한 적도 있다"며 "얼마나 바빴던지 연기 겸업은 도저히 안되겠더라. 마지막 고정 출연이 아마 MBC 드라마 '육남매' 였지?"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최근 더빙보다 자막이 더 잦아진 현실에 대해서는 "그런다고 영어가 느냐"며 반문하는 모습을 보이며 '토이스토리4'에서 버즈의 분량이 줄어든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일은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뒤 1970년부터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생전 박일은 외화 더빙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성우로, 유명 외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론 브란도, 알랭 드롱 등 명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왔다.

특히 고인은 영화 ‘007’ 시리즈의 피어스 브로스넌 목소리를, 미국 드라마 ‘CSI’의 ‘그리섬 반장’ 목소리 연기를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일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토이스토리4’ 더빙에도 참여할 정도로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한편 31일 박일의 매니저는 “오늘 박일 자택에 방문했을 때, 이미 사망상태였으며 주무시던 중 자연사하셨다”며 “평소 지병은 없으셨다. 병원 측의 진단 후 유가족의 상의 끝에 ‘자연사’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박일의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일 오전 8시 1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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